여행/16그리스

까마리 해변- 산토리니를 떠나며

호이짜0 2016. 10. 5. 13:49

산토리니 둘째날.


아침에 까마리 해변에 다녀와서 체크아웃을 한다음에 밤 10시 반에 아테네로 가는 배를 타야했다.

8시반 배로 예약했는데 어제 여행사에 표를 교환하러 갔다가 배가 늦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숙소에서 조금 나가면 볼 수 있었던 일출

고즈넉한 동네에서 뜻하지도 않았는데 보이던 피라마을의 일출이 조용하고 아름다웠다.


어제 이아마을에서 타고온 버스의 종점이었던 버스 터미널로 가서 까마리 해변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버스는 한시간에 두대쯤 자주있었고 표는 버스 안에서 구입한다.

터미널을 가는 길에 작은 노천 시장을 만났는데 나무상자에 채소와 생선을 놓고 팔던 상인들.

생선을 파는 아저씨는 새카맣게 그을린 피부에 몸집이 너무 비대해서 좀 걱정이 될 정도였는데 채소는 거칠게 자랐으나 싱싱해보였고 생선도 가까운 곳에서 잡아온 것으로 보인다.  직접 사서 요리해먹고 싶은 마음과 함께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생업인 이분들을 귀찮게 하는것 같아서 그냥 지나쳤다.


30여분 버스를 타고 좀 한적한 길을 달리면 나타나는 까마리 해변.

호텔 주인 아저씨가 페리사 해변과 이곳을 추천해주었는데 이곳은 산토리니의 서쪽 마을과 달리 

 다른나라처럼

호화로운 휴양지  마을이다.










아침 9시가 넘은 시간.

 가게들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고 스노클링같은 걸 떠나는 사람들을 실은 작은 배가 떠나고 있었고,보트에 강아지를 싣고 바다에 정박한 작은 여객선으로 갈아타고 나서 배를 청소하는 모습도 보인다.





























끝없이 이어진 식당들과 호텔들,

이곳도 역시 아무리 작은 호텔이라도 마당엔 풀장을 갖추고 있었고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 선베드가 무료라고 호객행위를 시작한다.

하지만 우리가 잠시 머물렀던 곳은 아직도 개장전인지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고 이른아침부터 마사지를 하라고 다니는 동남아 여인과 비키니 차림으로 해변에서 요가를 하고 있던 한 여자.

그리고 아침 수영을 즐기던 한 커플 뿐이었다.

그리고 부지런히 선베드를 정리하고 청소를 시작하는 한 남자가 등장했고 아침인데 햇볕은 너무 따가워서 오늘도 이곳은 붐빌것 같다.






까마리 비치에서 걸어나와 버스를 타고 다시 피라마을로 돌아오는데 버스는 대부분 벤츠차량이어서 편안했고 버스안엔 사람이 가득이다.


숙소로 와서 체크아웃을 한 뒤에 짐을 맡기고 다시 나간다.

우리 정보가 담긴 프린트를 찾지못해 한참 애를 먹던 주인여자는 더듬더듬 컴퓨터를 뒤지더니 그제서야 이름을 묻는다.

좀 딱딱한 분위기라 첫대면부터 인상이 않좋았는데 중간중간 그 성격은 나오지만 얘기를 할 수록 괜찮은 사람이다.



이집이 괜찮다고 알아왔는데 어젯밤 사람들이 복작여서 괜찮은 식당이라 기대하고

점심을 먹으러갔던 마마스 하우스.

그러나

스파게티 면은 너무 불어터져서 마치 분식집을 연상시켰고

생선 기로스는 너무 질퍽해서  가격대비 맛은 별로였다.

어제 저녁을 먹은 식당의 스파게티맛이 그리웠다.

그집은 과도하게 친절하고 이집은  불친절하고 참으로 극단적인 식당들.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해변의 풍경들,

어제는  중심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봤고 오늘은 남쪽으로 내려가 본다.

이렇게 손질 잘된 집들이 이어지다가 조금만 중심지를 벗어나자 폐허들이 나타난다,

그 뒤쪽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지 않는 그냥 동네인 모양인데 마치 화장하듯 하얗게 페인트가 발려진 집들만 보다가

그저 자연스럽게 낡은 집들과 무너져가는 집들을 보자 더이상 들어가면 않될것 같았다.

군데 군데 당나귀 똥들이 떨어져 있는 걸로 봐서 어젯밤 아님 오늘아침 출근하는  당나귀의 흔적인것 같아서 이 길들을 당나귀가 지나간것 같아서 정감이 들었다.



당나귀와 마부 할아버지 그리고 관광객들.

서글퍼보이는 이모습들을 멀리서 바라만 보았다.











한낮 땡볕인데도 시간이 아쉬워서 골목 골목을 뒤지고 다녔다.

설마 했던 곳에도 숙박시설들이 자리잡고 있었고 차들은 쌩쌩달렸고 미로처럼 이어지던 골목들은 참으로 조용하다.


어제 관광식당이라 생각하고 기대없이 갔던 곳의

샌드위치 맛이 생각나서 다시 들렀다.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할텐데 용케도 우릴 기억해주던 아저씨.


--

숙소에서 저녁 8시 마지막 차로 배웅을 해준대서 숙소에가서 짐을 챙기러 갔다가

퇴근하는 주인 여자와 딸을 만났다.

뭔가 지친 표정으로 퇴근하던 그녀는  산토리는 6월달이 가장좋고  10월이면

밤이 길어지고 조금씩 비도오고 밤엔 좀 추울거라는 답변을 해주면서 우아하게 인사를 하고 간다.

밤엔 사람좋아 보이는  그녀의 남편이 프론트를 지키나보다.


어제 픽업을 해주던 기사가 와서 다시 우리를 태우고 이미 어두워진 S자 길을 전속력으로 내달려서 우릴 항구에 내려줬다.

어둠이 내리고 이곳을 떠나야하는 마음이 좀 쓸쓸해진다.

좋은 여행되라고 인사를 하고 떠나는 그 기사는 일이 바쁜 모양인데

나는 꼬부랑길에 겁을 먹어서인지 멀미가 올라온다.

속도 달랠겸 바닷바람을 쐬고 싶었는데 어둠속에서 끝없이 차들이 항구를 향해 내려와서 항구에 사람들을 내려준다.

 우리처럼 배를 타는 사람들이

많은가보다 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시동거는 차와 배에서 내뿜는 냄새들로 항구는 더이상 낭만적이지 않았다.

대형버스 여러대가 끊임없이 내려놓는 손님들을 휘황찬란하게 불을 밝힌 여객선에 태우고 어디론가 가고있다.

마치

밤뱃놀이 나가는

 사람들로 보였다.







배기가스를 피해 노천카페로 들어왔는데 알고보니 카페는 문을닫았어도 테이블과 의자는 그대로 두어서 앉아서 쉴 수 있었다.

며칠동안 느낀건데 그리스는 자리인심이 후하다는 생각을 했다.

어두운 바다를 눈이 빠져라 쳐다보며 배를 기다리고 있는 시간이 더디갔다.


어느덧 그 수선스러운 밤뱃놀이 팀들도 사라지고 항구엔 적막이 감돈다.


10시가 지나도 배는 들어오지 않았다.

진작부터 문이 열려있던 anex라인 사무실에 들어가보니 몇몇 사람들이 표도 교환하고

배가 제대로 오는지 불안해서 물어보러 온다.

아까 앉아있던 남자는 사라지고 다른편에 불만스러운 표정의 중년 아줌마가 앉아있는데

제시간에 배 들어온다고 딱잘라 말한다.

10시 반에 출발하려면 지금은 들어와야하는데 이해가 않간다.

10시 40분이 지나도 배는 않들어오고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이러다가 여기서 날새는 거 아닐까?


어두운 바다를 한없이 바라보며 앉아있는데  대부분 조용히 스마트폰을 하거나 잠을 청하고 있는데 앞쪽의 세여자의 수다가 밤의 적막을 깬다.

배낭여행을 하는 어린 여인들인데 술을 마신건지 심하게 떠들고 웃어제끼는데

그들에겐 배가 오든 말든 별 상관이 없어 보인다.


다시 사무실에 들어가보니 싸우듯이 전화를 받고 있던 그 직원은 눈을 돌려 나의 동태를 살핀다.

조심스럽게 물어보니 지금 오고 있다고 십분안에 들어온단다.

그리고 경유지를 주절이주절이 말하는데 여려곳을 경우해오는 배인모양이다.

믿고 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 , 한마디만 더했다간 책상을 치고 일어설 기세다.


8시 30분배가 10시 반으로 바뀌고 11시가 넘어서야 들어온 배.

우르르 어두운 터미널로 들어가니 이 밤에 에어컨을 왜이리 틀었는지 좀 춥다.

아까 애데리고 온 중국인 부부가 왜 이곳에 들어갔다가 카페로 나왔는지 알겠다.

그곳에서 한참을 갇힌뒤에 우르르 나간다.

도착한 배에서 내리는 사람, 그리고 물건들을 다 부리고 나서야 우리를 태우는 것이다.

데스크 노숙하는 사람은 짐을 일층에 맡기나보다 , 우린 데크라고 하자 이층으로 올라가라고 한다.

긴 복도를 지나면서 방 열쇠를 어디서 받는지 서성거리가 뒤에서 오던 여자가 여기로 쭉가면 데스크가 있다고 말한다.

고마운 마음에 돌아보니 아까 떠들어대던 세여자중 하나인데 전혀 딴 사람처럼 조용 조용해서 놀랐다.

 여기서 잠깐 만난 사이인지 잠자리는 제각각으로 흩어지는 모양이다.


우리방 2인실. 침대두개, 테이블 그리고 화장실.


데스크로 가면 거대한 남자직원이  앉아서 우리 표를 받고 장부를 보고 서있는 직원에게 지시하면 열쇠를 꺼내서 우리옆에 서있던 조그맣고 익살스럽게 생긴

남자에게 방열쇠를 건네준다.

그를 따라서 우리방을 들어가니 아담하고 좋은데 방에선 기름  냄새가 진동한다.

욕실로 들어가니 조금 덜한것 같은데 10시간을 가야하는데 도저히 이곳에서 잠을 잘 수는 없을것같다.

데스크로 가서 방을 바꿔달라고 하니 이쪽 라인의 방은 다 이렇다고하면서도 조금 더 뒷쪽의 방을 보여주는데

이곳으로 정하면 더이상 방을 바꿀수 없다고 못박는다.

누군 이러고 싶어서 이러나 방바꾸다 날샐일 있나?

푹 자려고 2인실을 잡은건데 4인실은 공기가 좋을까? 아니면 창문이 있는곳은 공기가 좋은걸까?

냄새가 조금은 약한것 같았는데 들어와보니 거기서 거기.

밤새 흔들려 가는 배.

좀 낡은 배인듯 싶다. 이러니 냄새에 흔들림에..

그리고 한곳을 경유하는지 이사람들 특유의 멘트가 방송으로 나오고 다시 영어로 나오고를 두어번 하는 걸

다 들으며 냄새때문에 시트를 뒤집어 쓰고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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