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쉔부른 궁전

호이짜0 2018. 10. 15. 16:40


쉔부른 궁

  9월 24일,월 ,비. 구름, 바람, 추웠다.


밤새 낯선 도시의 소음에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뭔가 부딪치는 듯 쿵쾅거리는 소리에 잠이 깻지만 소음의 정체를 몰라 다시 잠을 청하려고 눈을 억지로 감고 있다가

도저히 못참고 일어나 출입문은 제대로 닫힌걸 확인하고

 부모님이 계시는 방으로 들어가니  창문중 하나에서 나무 덧문이 제대로 않잠겨서 강풍에 여 닫히며 나는 소리였다.

엄마도 시끄러운 소리에 진즉에  잠이 깻지만 열린 덧문이 열린건 못보고  창문에서 외풍만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며 피곤하게 누워 계신다.   이 부실한 아파트에 화도 나고 짜증도 났지만 그래봤자 무슨 소용이람.

 블라인드 끈으로 고장난 걸고리대신 묶어보지만  제대로 닫히지는 않는다.

 다시 잠을 청하는데 밤새 툭툭 부딛치는 소리와 덜컹거리는 소리 솨아 똬아 하는소리가 밤새 시끄럽다.

밤새 비바람이 심햇던 모양인데 제대로 무슨 소리인줄은 모르니 참 시끄러운 동네로군 하고 누워있었다.



유일하게 월요일 날 문을 여는 곳이기도 한

쇤부른 궁 이 계절은 8시 30분부터 오픈이라고 해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서둘러서 집을 나서는데

오래된 건물이라 아파트 열쇠가 잘 잠기지가 않아 시간이 걸린다.

월요일 아침 출근하는 사람들이 죄다 코트에 가죽장갑에 털모자를 쓰고 다녀서 좀 놀랐다.

이 가을에 왜들 저럴까 싶었다. 그때까지는.....


 슈테판 성당을 보자 와~ 하고 탄성이 나왔지만 다음날 제대로 보기로 하고 택시가 있을 법한 길을 찾다가

시시 뮤지엄앞까지 갔는데 택시가 잡히지 않는다

 

택시를 기다리며 서 있는데 차갑게 파고드는 찬바람에 햇볕은 기를 못펴고 체온이 점점 떨어져

않되겠다 싶어서 숙소로 가서  그래도 가을인데 하면서  적당히 껴입고 부모님과 동생 옷을 챙겨 나왔는데 이 날이 최고로 두텁게 입어야 할 날이었다.

혹시나 하고 가져온 얇은 장갑을 파고 드는 바람을 피할 길이 없어 가죽 장갑이 그리워지는데

가을 속의 겨울같은 빈 날씨가 낯설기만 하다.


처음 쓰는 우버 앱으로 부른 차를  인적도 차도 드문 길에서 기다리며 서 있는데 저 멀리 검정색 차에서

한 남자가 내려서 우리를 부르는데 하필 차가 지나갈 수 없는 길에 서 있었던 우리를 우버 기사가 손짓하며

오라고 한다.

 5명이 탑승 가능한 큰 차인 줄 알고 부른 우버 블랙은 대형차가 아니고 고급 차종이어서

쉔부른까지  57유로라고 해서 놀라고 5명이 한꺼번에 탈 수 없대서 실망하고

또 다른 우버를 한대 더 불러야 하는지 가족이 나뉘어져서 다른 택시를 타야한다는 것이 부담스럽다.

터키 이민자인 우버 기사도 우리도  서툰 영어로 긴 대화를 한 끝에

먼저 3명만 먼저 출발하고 동생과   택시를 잡아 타고 뒤쫒아갔다.

간혹 오는 노란 택시만 눈으로 쫒으며 한참을 걷던 그 궁전 앞 큰길이 그땐 왜 그리 황량하게만 느껴졌던지.

일반 택시로 14유로가 나온다.


  쉔부른 궁 문 안에 들어가서 바로 왼쪽 건물안의 티켓박스에서 방 40개를 볼 수 있는 "그랜드 티켓"을 끊었다.

이런 궂은 날씨엔 온실이나 여러 시설들을 들어가 볼 수 있는 "클래식 티켓"이 제격 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시간이 지날 수록 사람들이 밀려든다고 하니 관람을 먼저 하려고 카페의 유혹도 물리치고 가는데

더 흐려진 날씨에  찬 바람이 무겁게 불어온다. 

본 건물로 들어서서 배낭을 맡기고 꺽어 들어가서 휠체어를 빌리려고 하니 여권을 달라고 한다.

다시 짐맡기는 곳에 가서 여권을 찾아서 맡기고 휠체어 덕분에 비상 통로인지 비밀의 문같은 곳을 통해서 쉽게 위층으로 올라갔다.

무료 오디오 가이드를 하나씩 받아서 1번 방부터 돌기 시작하는데 다른 곳보다 이곳 쉔부른 궁이 오디오 가이드 설명이 간결하게 잘 되어 있었다.


출발점인 1번 방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에 뒤섞여서 관람을 끝내고 내려오니 날씨가 여전히 흐리다.

붐비는 카페에서 커피와 스넥을 먹고 쉬다가 마차를 타러 다시 건물앞으로 가보는데

달구지 형태의 마차 승객들은  색색의 담요를 두르고도 바람을 피할길이 없어 보이는데

가격 때문인지 이미 만석인 그 오픈 마차는 멋지게 차려입은 마부와 함께 출발해버리고 

추위에 허약체인 우리 가족이 다 같이 탈수있는 65유로인 마차에 탑승했다.

유리같이 차가운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서 앞뒤 차양을 다 올려버리니

바깥 풍경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지만 또각또각 걷는 두 마리 말발굽 소리가 기분 좋았고 

좁은 틈 사이로 바라다 보는 풍경은 아쉬운 마음이 더해져 더욱 좋았고

그 풍경 사이로 걷는 사람들은 우리가 신기한지 사진을 찍어댄다.

담요를 둘렀음에도 달리는 속도만큼 찬 바람이 마차 안으로 들어온다.


 얼음같은 빗방울과 바늘처럼 비집고 들어오는 찬바람이라니. 당황스럽다.


 글레디에테


아빠는 도전해 본다 하시고 엄마는 저곳까지 올라갈 수 없다고 손사레를 치셨던 글레디에테.


 쉬엄쉬엄 한발 한발 지그재그 글레디에이트를 향해 올라가는 푸른 길도 멋졌고

뒤돌아보면 넓게 펼쳐지는 쉔부른의 경치와 맑은 공기 덕분에 부모님들도 글레디에테 등정에 성공 할 수 있었다.

글레디에테앞에서 궁 안을 운행하는 꼬마 기차도 있는걸 뒤늦게 발견했는데 시간 맞추기도 쉽지 않다


그레디에테

건물 계단을 올라 카페테리아에 들어서니 자리가 거의 만석인 곳에서 빈 자리를 찾아 앉는다.

멋진 창문과 높은 천정이 우아한 카페였지만 음식 맛은 이 곳 분위기를 따라가지 못했고 그 안에서 바깥 풍경은 오직 하늘만 내다보여서 아쉬웠다.





쾌적하게 쉬었다 나오는 거에 의미를 두고 카페를 나서니 난간에 이쁜 친구들이 앉아있다.

독일에서 놀러 왔다는데 이들의 웃음이 언덕에 울려 퍼지는 듯했다.




지그재그 길은 이제 그만.

꼬마기차가 지나간 아늑한 샛길을 따라  내려오니  더 빠른 지름길이다.


여름 궁전으로 쓰였다는 이곳 쉔부른 궁을 마차를 이용해서 그리고 또 걸어서 다녀보니

너도 밤나무 숲길과 예쁜 꽃들로 잘 정돈된 아름다운 궁전이었다.

명성 그대로 여름에 이곳에 온다면 어떤 기분일지 자꾸 상상하게 된다.

내부 관광도 좋지만 멋진 날 마차를 타고 시원하게 달려보는 꿈을 꾸게 하는 멋진 정원을 가진 쉔부른 궁전이었다.


♣♣♧


 쉔부른 정문앞에서 택시를 기다렸으나 오지 않고 결국 쉔부른 역까지 가게 되었는데

자동 판매기가 망가져서  표를 끊을 수 없다는 중국 계열의 남녀 몇명이 울상을 짓고 서 있는 바람에 우리도 당황했다.

역 사무실은 않보이고  이들이 버티고 서서 자기들이 넣은 지페가 나오지 않았다며

표는 동전으로만 끊을 수 있다는 말에 동전이 거의 없어 난감해하고 있는데 한 여자가 표를 끊으러 다가 온다.

우리는 그녀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지금 상황이 이렇다고 설명해주니 그 여자는 무슨 말도 않되는 소리를 한담.. 하는 표정으로 자신있게 지폐를 넣고 표를 사간다.

아니 이럴수가, 하면서 우리도 표를 사서 아래 층으로 내려가 기차를 기다리다가  펀칭을 않한게

마음이 걸려서  펀칭 기계를 찾아 위층으로 와서 펀칭을 하고 다시 내려갔다.

오후의 일정은 훈데르바서 하우스를 찾아가기로 하고 Landstrabe역에서 내리면 다 되는줄 알고 막연하게 출발했다.


이번 여행이 대체로 그랬지만  대충 어디에 있는지 감도 없이 그저 구글지도 하나믿고 가기로 한것이었는데

낭패였다.

Landstrabe역에서 내려 방향을 못잡고 헤매다 주민들이 가르켜 주는대로 걷다가  곱슬머리가 이쁜 유모차의 아이에게 눈을 빼앗기며 걷다가  택시를 타야하나 고민하다가 어느 강변길을 지나1번 트램을 타고 세 정거장 가서 내리라는 현지인 말을 듣고  일단  비엔나에서 처음으로 트램에 올라탔다.

티켓을 안에서 끊을 수 있다고 해서 턌는데 여자 기사는 자기는 티켓을 팔지 않으니

기계에서 사라고 해서 살펴보니 동전만 가능했다.

우리가 가진 동전을 다 털어도 두 사람 정도 가격 뿐,

기사는 괜찮다는 모션을 취했으나 너무나 미안해서  허둥대다가 내려 버렸다.

그 사이 몇 정거장이 지난 줄도 모르고 내려서 두리번 거리는데 돌풍이 불면서 찬 비가 때리기 시작했다.

주변은 낯선 시내 외곽 분위기였고 지나는 사람은 없고 춥고 어지러운데

살펴봐도 훈데르바서에 관한 표지판은 않보이고 무모한 도전을 한 후회가 밀려온다.


  택시로 먼저 가족들을 숙소로 보내고 동생과 함께 눈앞에 보이는 수퍼에 들어가서 간단히 과일등을 샀다.

숙소 바로 뒤에 수퍼가 있다는데 문닫는 시간을 알 수 없으므로....

정확한 노선을 모르는 트램은 타기가 싫었고 택시는 않보이고  오기가 발동해서  멀리 보이는 슈테판 성당 첨탑만을 바라보며 걸었다.

지독히도 피곤한 비엔나의 첫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