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짜르트 바로크 음악회
음악의 도시 비엔나에 왔는데 음악회 하나쯤은 꼭 관람하고 싶었다.
미리 오페라 하우스등의 프로그램을 뒤져봤으나 빈 필하모니는 우리가 도착하는 날과 출발하는 날인 일요일에만 연주회가 있어 우리와 일정이 맞지 않는다.
오페라하우스 앞은 인적이 드물어 썰렁하고 스테판 성당앞을 지나가니 고전 복장을 입은 남자들이 치열한 티켓 판매전을 하고 있었다.
빨간 공단 코트에 은색 가발을 쓴 사람은 모짜르트 음악회라며 고전 복식을 입고 연주하는 팀의 티켓을 팔고 있었는데 그건 별로라고 해서 패스.
무늬가 있는 공단 코트를 입은 남자들이 쉔부른 공연장에서 하는 모짜르트 음악회를 팔고 있었는데 쉔부른 ( Schoenbrunn)공연장이라는데 너무 멀고 평이 별로여서 패스.
이어서 이들이 아예 "꽃할배" 라는 단어를 외치며 파는 티켓이 그나마 나을것 같아서 이걸 사려고 했는데 가격이 수상했다.
점점 가격이 내려가니 도대체 어떤 가격이 맞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정직하게 정찰제로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바로크 음악회 공연장도 " 쉔부른 팔레스"라고 하니 앞에서 거절했던 그 공연인지 헷갈리고 필사적으로
다가오는 판매원들이 더욱 부담스러워서 표를 사지 못했다.
Palais Schonborn(팔라스 쉔본)이 (쉔부른)Schoenbrunn처럼 들리니 헷갈리는게 당연하다.
아직 남은 날들이 여유가 있는데 춥고 어두운 스테판 성당앞에서 급하게 결정하기 싫었다.
이틀 후, 오페라 하우스 일정을 봐도 마땅치않아 고민하던 차에 미술사 박물관 건너편 부르크 공원앞에서 이들에게 붙잡혔다.
이젠 시간도 없고 우리도 공연을 봐야하는데 마땅치 않으면 오페라극장에서 하는 발레, 지젤을 보고 싶었으나 식구들 반응이 영 별로다.
이 사람들이 권하는것도 지난번과 똑같은 레퍼토리다. 우리가 찾는 공연이 아니어서 우리도 당황하고 있는데
갑자기 판매원이 신경질을 내며 벤치에 가 앉으며 무례한 말을 뱉어낸다. 너무 기분이 나빠서 폭발 직전인데 다른 빨간 점퍼입은 남자가 오더니(자세히 보니 엊그제 쉔브른 궁 앞 거리에서 호객행위 하던 남자다) 우릴 달래면서 무얼 찾느냐고 했고 아예 우린 바로크 음악회라고 하자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한다.
이 상황이 불안해서 가려고 하니 우릴 붙잡았고 저 멀리서 무늬있는 공단 코트을 입은 남자가 뛰어온다.
도저히 학생처럼 보이지 않는 그는 현재 학생이라고 동정심을 유발하며 우리가 가격을 깍는것을 원천 봉쇄했다.
B석을 5명이 120유로에 구입했다.
이렇게 힘겹게 표를 구해서 간 모짜르트 바로크 음악회.
아주 대중적이고 위치가 가까워서 택한 이 음악회는 티비에 소개된 그대로였다.
한국인이 많았고 아예 바이올린 연주자가 영어,독일어, 한국어로 인사말을 할 정도로 앞자리는 다 한국인 단체 여행객들이었다.
음악회의 레퍼토리는 아주 대중적인 곡들이었고 우린 6시 공연을 갔는데 다음 8시 공연이 있어서인지 연주를 무척 서두르는 느낌이었고 공연은 쉬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1시간이었다.
표를 사기 위해 애쓴거에 비하면 좀 싱거운 공연이었지만 부담없이 가볍게 즐기는 클래식 음악회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연주곡보다도 남녀 성악가가 위트있게 불러준 모짜르트의 마술피리중 "파파게노"란 곡이 인상적이었다.
여행 후, 어느 날
라디오에서 우리나라 말로 번안해서 부르는 파파게노가 들려와서 반갑게 들었다.
현지에서 음악을 듣고 오니 이렇게 음악이 나에게 쉽게 다가와 주었다.
이중창 곡인 ‘파파게노 파파게나’는 ‘앵무새’라는 뜻의 ‘파파가이’에서 따온 이름인 새 장수 ‘파파게노(Papageno)’가 그의 운명의 짝 ‘파파게나(Papagena)’를 만나 미래를 약속하며 부르는 노래다.
♪♬♭☞
공연장 주소를 찍고 찾아갔는데 연주장이 아닌 일반 주택앞이라서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다행히 그 집에서 나온 할아버지가 친절하게도 앞장서서 다음 골목에 있는 연주회 장소를 알려주어서 잘 찾아갈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표정과는 달리 이런 친절함을 숨기고 있었나 싶었다.
길 거리를 걷다보면 모짜르트와 왈츠를 접목시킨 그런 음악회도 보여서 솔깃했지만 바빠서 지나쳐야만 했는데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여러곳에서 수많은 공연들을 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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