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서둘러서 아크로 폴리스 언덕을 향했다.
아고라를 지나서 어제 알아둔 길을 쫒아서 가는데 마을길 계단을 지난 다음엔 막막했다.
아크로 폴리스 가는 방향표시는 없었고 사람들도 아직 없는데 어디로 가야하나. 일단 물이 필요할것 같아서 다시 내려가서 준비중인 식당에서 본의 아니게 물을 공짜로
받아왔다. 동전을 다 꺼내서 보여주니 그만 어깨를 두드리며 괜찮다고 했다는데..
점심은 꼭 그 식당으로 가서 고마운 마음을 보답할 겸 식사를 해야겠다.
오른편으로 꺽어지는 사람들이 많은 걸로 봐서 그쪽이 입구쪽인가 보다. 저 멀리 큰 개들이 어슬렁 거리는 걸 보고 잔뜩 위축됐는데 갑자기 들려오는 짖는 소리에 식은 땀이 나며 당황스럽다.
설마 이곳에서 계속 저렇게 걔들이 날뛰진 않겠지.
아고라 포함되지 않는 표로 할거냐 말거냐를 묻는 매표소 여직원은 두번 이상 설명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스에서 만난 사람중 제일 신경질적인 여자였다.
이렇게 아침부터 피곤해하면 저사람은 종일 일해야할텐데 얼마나 힘들까.
입장권을 확인하는 직원들의 환한 웃음을 받으며 입장해서 계단을 올라가는데 저 입구에서 총을 든 군인들의 행렬이 있고 관광객들은 모두 자리를 비켜줘야했다.
영문을 모르겠지만 고색창연한 이곳과 총을든 군복의 색깔은 도무지 어울리지 않았다.
http://odysseus.culture.gr/h/3/eh351.jsp?obj_id=2384
파르테논 삼각 지붕사이에 말 조각이 끼워져 있는게 위태로워보여서 눈길을 돌릴 수가 없다.
여러마리의 말두상 조각이 있었던것 같은데 지금은 저렇게만 남아있다.
차근차근히 복원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이곳 아크로 폴리스 파르테논 신전을 바라보자니 꿈인듯 생시인듯 싶다.
관광객들이 점점 불어나기 시작하는데 다들 뜨거운 햇살때문에 힘들어한다.
직사광선을 받으니 목뒤가 따갑고 손 발은 햇볕에 익어가고 음수대 아래 잠깐 햇볕을 피해 물을 마시고 쉬면서도 파르테논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지하 화장실엔 긴 줄이 늘어서 있는데 환기가 않되어서 다들 힘들어했다.
저 삼각형 지붕이 원래 어떤 모양일지 궁금해했는데 바로 아크로 폴리스 박물관에 가서 복원된 모형을 보고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흰 석고로 완벽하게 재현된 그 모습은 별 감동을 주지 못하고 그냥 확인만 가능했다.
부서져버리고 없어져 버려 완벽하지 못한 이 현장에서의 감동이 훨씬 크다.
무심히 서있는 저 기둥
어느곳에 어느 자리에 들어갈지 기억을 찾고 있는 저 기둥의 나이를 감히 알고 싶지 않다.
쟤네들은 그래도 다행이지 않을까... 길에서 굴러다니는 돌멩이도 언젠가는 저런 예쁜 모습이었을텐데.
멀리 제우스 신전이 보인다.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쪽으로 바로 내려갈 수도 있지만 우린
다시 입구쪽으로 내려가 아침에 생수신세를 졌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죽 오른편 방향으로 따라 걸어서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에 들렀고 그뒤에 저곳 제우스 신전을 지나서
다시 산타그마 광장쪽까지 걸어갔다.
비록 아침에 식당 열 준비를 하던 그 아저씨는 아니었지만 기꺼이 점심을 주문했는데 비록 냉동했던 식품을 데워준건지 겉은 탔지만 속의 내용물은 시원해서 맛은
떨어졌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골목식당이었다.
뜨거운햇살을 지그재그채양들이 가려주고 사이사이 보이는 하늘과 그리스 국기
그리고 노랑 분홍색 벽들의 다소 낡아보이는 집들.. 그것이 오히려 더 자연스러워보였으니까.
이곳에서 힘을 얻고 다시 일정을 시작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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