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6그리스

에띠하드 항공

호이짜0 2016. 9. 27. 11:45

9월 18일 일요일은 길었다.

이날 아침까지 우리가 설마 낯선 도시의 만수르 호텔에서  묵게되고 하루를 넘겨서 집에 들어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렇게 후딱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날아갈 줄 알고 버스를 타고 아테네 공항으로 갔다.



  10시쯤  굴절버스인X95번 버스로 가는 공항가는 길은 좀 지루했는데 비교적 한가하고 심심했던  버스 안에서 좀 나대고 눈치없는  금발머리 아주머니들을  관찰하다보니 어느덧 공항이었다.

한 시간이 채 않걸리는지 도착하니 아직 11시전이었고  에티하드 항공 체크인은 11시부터라고 해서  건물 가장 안쪽에 있는 항공사 카운터에 가보니 베기지 드롭인 마크앞에 벌써 몇명이 서있다.

귀국편은 웹체크인을 않해놔서 그 줄엔 설 수 없었다.

드디어 체크인이 시작되고 우리 차례가 되서 단발머리의 여직원이 밝은 표정으로 우릴 맞았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도무지 발권이 않되는 것이었다.

작지만 알차게 끌고 다녔던 기내용 트렁크만 트렉에 올려놓은채  우린 불안해졌고 뒤통수의 눈길이 따가움을 느끼며 옆 창구사람들은 사라지는데 우리만 그렇게 서있었다.

한참이나 지난 후 그 여직원 얼굴이 울그락 붉으락 해지는데  아니 무슨 문제가 생긴건가. 우리 못돌아 가는거야?

뭐지? 

벼라별 상상을 하다가 무슨일이냐고 물으니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며 옆 직원과  쑥덕거리는데 그 옆직원 얼굴이 심각해지며  제대로 우릴 못쳐다 보고 눈동자를 굴리다 만다.

참 답답하고 긴장됐다.

그 직원은 잔뜩 상기된 얼굴로 어디론가 전화도 하고 컴퓨터를 뚫여져라 보기도 하고 드디어

뭐라뭐라 하는데 들리는 말이라곤 6라는 말뿐이다.

6시?   멍~

* 오늘 2시 아테네출발한 비행기가 아부다비에 저녁 8시쯤 도착하면 두시간 후 10시쯤 비행기를 갈아타고 내일 19일 월요일 낮 12시쯤 도착하는 비행편이다.

그런데

아부다비에서  우리가 탈 비행기가 없어지고 내일아침 6시 비행기를 타고 19일 밤 8시가 넘어서 인천에 도착한다는 말씀이다.


영문을 몰라 묻고 또 물었지만 대답은  unfortunately~~ 뿐,, 그 직원도 놀랐는지 얼굴이 잔뜩 상기되어있다.

뒤에 줄선 사람도 있고해서 비켰지만 도저히 이해가 않가서 공항에 나와있던 에티하드 유니폼을 입은 할머니한테 물어보니 딱딱한 응대뿐이고 다음사람을 위해 자리좀 한쪽으로 비키라는 말뿐이다.

이어서 등장한 얼굴은 작고 이쁜데 차가운 표정의 비대한 여직원.

나름 무전도 치고 전화도 하고 다른 연결편도 알아봤지만 대책이 없다고 자기들은 잘 모른다며 아부다비 가서 해결하라고 무표정한 얼굴로 응대했다.

에티하드 콜센터 까지 힘들게 결했지만 오늘따라 한국어가 되는 직원은 일요일이라 쉰다며 아마 숙소가 나올거라는 말뿐이었다.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한 후 어이없어하며 기력을 상실하고 있는데 동양인 몇명이 줄을 서있는게 보여서 혹시나 인천으로 가는 한국인들인가 하고 가서 살펴보니

모두 손에 붉은색 여권을 들고있다.

unfortunately~~ 라는 단어만 귀에 윙윙 울린채 어떻게 공항을 지나갔는지 기억이 않나고 붐비는 카페테리아에서 크로와상을 뜯으며 잠시 쉬다가  아부다비행 비행기를 탔는데  감기걸려 힘들어하는 승무원에게 사정을 얘기하니 중국인 승무원은 있는데 한국인 승무원은 없고 아부다비에 있는 창구에가서 얘기하면 도와줄거라고 말한다.


우리 앞자리엔 흰머리에 목이 너무 쉰 할아버지와 검은 피부의 거대한 몸짓의 남자가 앉아서 의자가 뒤로 밀리는듯한 압박감을 느꼈다.

타자마자 혼곤한 잠속에 빠졌다가 일어나보니 이 비행기는 마치 관광버스같다,

승객의 대다수가 흰머리에 적당히 풍만한 몸집을 가진 장 노년층이다. 의자가 힘겨울정도로 앉고 서기를 반복하며 그들은 한시도 자리에 앉아있지 않는다.

앞자리에 앉은  검은피부에 검은 티와 반바지를 입은 남자는 엄청 코를 골며 자더니 일어나서  자기 의자를 붙잡고 뒤돌아 서 있으니 참 우린 난감할뿐이고 좁은 복도는 화장실을 오가는 그들로 붐비다못해 교통체증이다.

승무원들도 식 음료를 나눠주면서 뭔가 수선스럽고  어설픈 자세들이어서 우리만 심난한게 아니라 이들에게도 무슨일이 있는건가 궁금한 마음이 들면서 도저히 프로답지 못한 에티하드 항공사 승무원들의 태도가  좀 심하다 싶다.

이런  상황이 힘들었는지 저 건너편의 한 아이는 내내 울어대며 짜증이더니 도착 한시간 전쯤 기내의 불을 꺼버리자  조용해졌다.


그렇게 외롭고 피곤하게 아부다비에 도착해서  여기저기에서 모인 같은 처지의 한국인들을 만나니 반갑기 그지 없었다.

복잡하고 지루한 단계들을 거쳐서  아부다비 시내의 호텔에서 지내게 되었다.

공항에서 가까운 호텔도 많은데 택시로 30여분을 달려서 한 호텔에 도착했다.

일명 만수르 호텔/














일단 호텔의 그 호화로움에 와!했지만  밤 10시넘어 도착해서 다음날 새벽3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다시 공항으로가야한다는 말에 잠자긴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11시반까지 가능하다는 2층 식당에서 늦은 저녁을 먹고 바깥날씨와 완전 대조되게 객실은 너무 추워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자다가 알람 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내려오니 로비엔 밤새 모여든 한국인들이 장사진을 치고있다.

꼴찌로 체크아웃을 하고 공항으로 실려가서 6시에 출발하기로 한 비행기가  7시가되서야 출발했는데  애써서 지정해놨던  좌석도 멋대로 뒷자리로 바꿔놔버린 에티하드 항공사가 이해가 않가서 승객들 모두 짜증이 가득이었고 승무원들도 참 무성의했다.

 한국인 승무원은 이런 사태가 왜 생겼냐는 물음에 그저 모른다는 대답뿐인데 이 회사도 이렇게 소통이 않된다면 참 문제가 많겠구나 싶었고 애타게 한국인 직원을 찾은게 의미가 없어 허탈했다.

인천에 내렸는데 도대체 수화물이 않나와서 또 애를 태우던 에티하드 항공.

  5개 항공편을 모아 들어오는 거라서 대 혼란이 일어났다는 사람들의 말이 들려온다.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시간을 도둑당한 기분으로 피곤하게 여행을 마치게 해준  잊지못할 에띠하드 항공.

아테네 공항부터 아부다비 그리고 인천공항에서 만난 에띠하드항공사 직원중 어느 누구도 이렇게 비행기가 캔슬된 이유를  설명해 주지 않았다.

아무리 예정대로 되지 않는게 여행이라지만  참으로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에티하드 항공사 직원들의 태도는 용납하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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