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5부모님과이탈리아

로마에서 포지타노- 나폴리 디마테오

호이짜0 2015. 10. 13. 07:00

로마- 기차- 나폴리- 기차-소렌토- 버스- 포지타노

 

이른아침 일어나 아쉬움에 호텔앞을 다니는 전차를 한번 타보기로 했다.

테르미니역 방향으로는 많이 밀려서 그 반대쪽을 향해서 서너 정거장 가보니 더이상 가고 싶지 않았다.

선이 많이 갈리고 주변은 너무 초라한 서민아파트 지역이다.

내려서 반대로 가는 전차를 기다리는데 찬바람이 어찌나 차갑게 부는지 좀 춥다.

그런데 이 반대로 가는 기차는 여전히 밀려서 우리가 탈 수가 없다.

큰일이네 우리도 슬슬 돌아가 봐야하는데 테르미니역에서 기차가 10시 10분 출발인데

그렇게 기차를 두어대 보내고 겨우 한가한걸 골라탔다.

꼭 올때랑 같은 번호 타지 않아도 여러 번호의 전차들의 종점은 무조건 테르미니역이었다.

그렇게 아쉽고도 사연많은 이곳을 안녕하고 테르미니역까지도 전차를 이용해 보기로

그렇게 우리만 보면 잔소리를 해대서 마주치기 싫었던 부엉이도

마지막 아침이라 그런지 표정이 좀 폈다.

도대체 그놈이 우리 이야길 뭐라고 지껄여댔기에 우리한테 이러는지 참으로 짜증났다.

방도 완전 복도 끝방으로 바꾸질 않나..

참으로 인정머리 없었던 부엉이

우리 사정을 간단히 말하자 지는 영어를 못한다며

그건 니들 문제지 지들 문제가 아니라며 참으로 몰인정해 보였는데 우린 더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쓸데없이 전차타는데까지 나와서 제스처를 취했지만 우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전차를 타고 그곳을 떠났다.

한가한 시간이라 전차도 탈만했다.

테르미니 역은 여전히 아수라장

난 기차가 11시라고 착각해서 시간이 많다며 수퍼로 약국으로 돌아다녔지만 수퍼에서 만난 한국남자애들이 이곳은 너무 비싸니

다른 데가서 사라고 충고해주는 바람에 약국에서 샘플로 마비스치약 한개만 구입해봤다.

과자들좀 사고 널널하다며 올라가서 다시 프린트를 보니 10시 10분.

화들짝, 큰일날뻔했구나

참으로  긴 기다림을 요구하는 플랫폼 넘버확인하고 승강장으로...

아마 이때가 기분이 최고였던것 같다.

기다리고 있을 고생도 몰랐고 그 무거운 분위기의 로마 숙소도 벗어나고..

1시간 20분쯤 달려 도착한 나폴리.

몇달전에 기차노선을 모두 초고속으로 예약하면서 고생스러웠는데 막상 타고보니

원래 기차는 다 이러려니 하면서 좋은지 빠른지도 모르겠다.

4인석 테이블위주로 끊었는데 가족 여행시엔 탁월한 선택을 한것 같아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역방향인데도 어지럽거나 불편하지 않고 로마를 떠나 남쪽으로 미끄러지는 열차밖 풍경을 바라보며 조금이라도 낯선 풍경을 담으려고 열심히 바라본다.

남쪽으로 내려가는  이 열차가 이번 여행에서 타보는 처음이자 마자믹 한가한 열차였다.

그 이후로는 이렇게 한가한 열차는 타본적이 없다. 특히 위쪽으로 올라가는 열차는 온통 다 만원이었다.

나폴리역은 소박한 인상과는 달리 뭔가 웅성웅성하는 낯설은  소음이 깔려있다.

 

 

나폴리 중앙역 

 

 

로비 한쪽 구석에서 피아노 소리와함께 동네 아저씨들이 노래를 신나게 부르는 모습이 보여 다가가보니

산타루치아 등등...귀에익은 이태리 노래를 부르는 다소 허름한 아저씨들.

서로 건반을 짚어주고 알려주면 한명이 연주하고 다른 분들은 목청껏 노래를 부르는데 이런 풍류가 남아있는 이 모습에서 넘치는 여유가 느껴진다.   예전에 우리나라 어른들이 모여앉아서 소리를 하거나 시조를 읊던 모습이 이런느낌이지 않았을까.

전문 연주인들을 이곳에 앉힌들 이런 감동은 없었을것 같다. 기계적이고 매너리즘에 빠진 일명 전문가들보다도 어색하고 다소 거칠지만 멋이 살아있는 이분들의 모습을 더 보고 싶었지만 그럴 여유가 없어 환호와 박수를 쳐드리고 발길을 옮긴다.

역 안쪽 짐맡기는 곳에 트렁크를 맡기고 관광안내소 가서 디마테오 위치와 가는 법을 확인.

택시를 타려고 하니 한대에 16유로라며 전철을 권했다. 4정거장이면 된다며.. 그런데 지도로 표시해 주는 위치가 많이 걸어야 할거같은데

대충 알아듣고 나와 지하로 내려가 한참을 걸어가서 전철표를 산다.

경로할인. 학생할인같은거 없다.

참으로 공기가 나쁜 지하철을 타고 4정거장을 가서 단테역에 내렸다.

엄마옆에 앉은 한 남자가 하 수상쩍어 동생은 계속 그남자를 주시했다고 한다.

않되겠는지 미리 내려버린 그남자를 못본게 아쉬웠다.

다행이 이번 여행에서 우리가족은 소매치기같은 나쁜 일은 당하지  않았으나

민박집에 뜯기 예약비 150유로와 마지막날 공항철도 직원들에게 뜯긴 50유로.

도둑맞은 셈 쳐야지 ,

단테의 동상이 서 있는 단테광장. 햇살은 참으로 따가웠고 그 광장 어느 구석으로 들어가야 우리가 가야할곳이란 말인가.

길잡이의 최고봉인  군의 감각으로 대충 방향을 잡은뒤 상인에게 물어보니 그 골목안으로 들어가라고 하는데

헌책방들이 모여있는 그곳.

처음 가보는 길인데 느낌이 오래되어서 잘 길이든 반질반질한 느낌의 따뜻하고 소박한 골목이었다.

한참을 가서 골목이 끊어지는데 군의 안내로 다시 방향을 잡고 나간다.

주변은 시끄럽고 어수선하며 햇볕은 뜨거운데 오래된 건물이 지어내는 그늘로 인해 시원했고  멈춰서 주변을 살펴보고 싶었으나

우리 가족이 잘 따라오는지만 확인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앞서 뛰어가던 군을 찾느라 나는 또 뛰었고 되돌아와서 난색을 표한다.

사람들마다 말이 다르다는

뛰웅

어쩌란 말인가

짜증이 밀려왔다. 대충 아무데서나 먹을까...

 

나폴리 단테광장

 

 

 

 

피제리아- 디마테오

 

 

 

Via dei Tribunali거리가 우리가 찾는거리로 피제리아들이 많이 몰린 곳.

 

이렇게 한숨과 땀이 범벅으로 큰길로 너무 나간길을 되돌아서 다시 노점상에게 길을 물으니  역시 우리가 지나온 길쪽을 다시 가리킨다.

길가엔 색깔좋은 과일들이 진열되어 있는 소박한 과일가게도 보여 관심은 갔으나 들어가볼 한치의 여유도 없었고 왼쪽길로는 길에서 조금 들어선곳에 한때는 멋있었을 성당 건물이 소외됨에 지친듯한 자태로 서있다. 너무도 돌보는이 없어 윤기를 모두 잃어버린 퍼석한 자태가 스치듯 지났음에도 안타까웠다. 그 앞을 집시는 아닌데 외모나 피부색이 집시를 연상시켰지만 참으로 몸의 등신이 완벽했고 날씬했는데 유독 배만 볼록 솟아올라 임산부겠지 하면서도 정말 임산부일까? 하는 의심이 갈만큼 이쁘게 가늘었다, 하지만 표정은 거칠었고 꼭끼는 니트티에 긴치마를 입고 바쁘게 그 성당을 배경삼아 걸어왔는데 차마 길을 묻기가 좀 부담되었다.

그 앞에서 서성대던 낡고 구겨진 골덴 조직은 아닌데 그것이 연상되는 진한 베이지색 자켓을 입고 큰키에 조금 구부정한 잘 그을른 피부의 노점상인듯한 남자에게 물었더니 뭐라 하면서 좀 날선 표정으로 손가락질로 방향을 가르켜준다.

탄식하며 되돌아가보니 아까 지나치며 영 못찾으면 이곳에서라도 식사를 해야하나? 하던 사람들이 좀 줄서서 기다리던 그집이었다.

 

겨우 자리잡으니 모자란다고 이층으로 찢어지라고 해서 난감해하고 있는데 다행히 옆 사람이 비켜줘서 두테이블에 자리잡고 땀을 식히며 메뉴판을 보는데 봐도 어지럽고 마르게리따 메뉴가 한페이지.

제일 윗걸 시키는데 키가작고 유독 코만 두드러지며 눈동자를 굴리던 흰옷의 흰모자의 직원은 내말을 잘 못알아듣는다.

옆테이블의 한 커플.. 아무리 봐도 인상이 미국인같은데 자기가 통역해 준다며 내가 시킨 메뉴가 자기들이 지금 먹고 있는 건데 괜찮냐고 한다.

자기들은 일인당 한접시씩 칼질을 하고 있는 상태

우린 세접시 시켰는데 괜찮냐고 누차 물어본다. 괜찮다고,, 뭐가 괜찮은건지. 이것도 많을것 같은데

얼핏보니 심플한 피자 같았는데

막상 나오니 햄과 버섯등이 너무 많이 뿌려지고 가상자리는 바삭 졸깃했으나 중간부분은 물기가 엄청 몰려서 죽처럼 질척해서 대실망.

아니 느끼해서 거의 먹질 못한다.

대 실패..

옆 테이블 남자는 우리가 음식 먹기 시작하는 모습까지 그 큰 눈동자를 굴리며 함박 미소를 짓고 바라보다가 나간다.

 

 

 

 

 

그걸 만회하기 위해서 동생은 일명 공갈빵도 시켰지만 반죽은 참으로 맛있었으나  그안에는 역시 햄투성이.

고로케같은 종류도   추가로 시켰으나 느끼할것만 같아 손도 못대고

친절하게도 엄청 큰 봉투에 포장까지 해주었으나 결국 소렌토까지 들고가서 몽땅버리게 된다.

하지만 지금은 그 피자의 잘 구워진 쫄깃한 반죽을  생각만해도 침이 고인다.

그렇게 디마테오의 기억을 아쉽게 안고 큰길로 나와 택시를 잡는데 손에 빵을 들고있던 택시 기사는 자기는 식사중이라 않된다며 조금만 백미터만 올라가면 택시정류장이 있다고 해서 걷는데 웬걸 10미터도 못돼서 택시몇대가 서있다.

가리발디역까지 25유로,

할인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는데 옆의 기사까지 와서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다.

우리가 타고 떠나려고 하자 그 동료들은 휘파람까지 불어주고 요란법석이다.

이곳의 분위기란 이런것인가..

 

 

 

다시 가리발디역

맡겨뒀던 트렁크를 찾고 화장실찾아 삼만리

2유로 동전은 들어가지 않는다며 1유로 동전을 만들려 헤매다 어쩌다 한시간을 허비하고 화장실 표시인줄알고 한없이 가보니 그건 소매치기주의 표시같았고 이래저래 허둥지둥.

가리발디역에서 지하로 내려가서 왼쪽으로 쭉 가서 다시 소렌토행 표를 사고 개찰구를 통과하면 너무도 어둡고 난해한 곳이 시작된다.

이곳이 그 소렌토행 사철.

가파르고 어두운 계단을 짐을 들고 내려오면 조명도 거의 없는 어둡고 칙칙하고 좀 무섭기까지한 플랫폼이 나온다.

사방에선 담배들을 피워댄다.

 

 

 

난 몰랐다.

그 기차가 그럴줄은

나폴리 폼페이 그리고 소렌토인줄 알았는데 한 삼십군데는 정차한다.

그렇게 자료조사를 해갔건만 그 누구도 이렇게 많이 정차 한다고 알려준 블로거나 정보는 없었다.

우리는 일명 닭날아다니는 기차라고 불렀다.

정말 닭만 않날아다녔지 수십년전의 시골 열차를 연상시켰다.

객실엔 이미 자리가 없고 짐칸인지 뭔지엔 트렁크와 사람이 엉켜있는데 한없이 흔들리고 밀린다.

굴러가려는 트렁크를 붙잡고 그래도 여행이라 웃고 짜증내고 비켜주고 내려주고 한없이 흔들리며 간다.

 

거의 지칠무렵

와,, 하고 바다가 보인다

참으로 멋진데 열악한 열차안에선 제대로 보이지도 않고 갑자기 터널이 나오면서 어둠속으로 달린다.

 

내린 소렌토 역은 그 많은 사람들이 오는데도 화장실 시설이 억망이다.

다행히 엘리베이터는 있었다. 좀 느리지만.

어느 버스가 우리가 타야할 포지타노행인지 몰라서 우왕좌왕'

이버슨가? 하면 기사는 내려서 딴데로 가버리고 저버스인가? 하면 아니고

엉뚱한 버스가 기어내려오는데 시간표상  이 버스다.

짐을 모두 짐칸에 싣고 다행히 앞쪽 오른쪽에 자리잡았다.

 

난 몰랐다.

그 버스가 그렇게 무서울줄은

오른쪽이 경관이 좋다고 해서 오른쪽에 탔을 뿐인데 그렇게 기절할만큼 공포스러울줄운

랄랄라

하고 소렌토를 벗어나자 바다가 보이고 이어서 철책도 허술한 작은 s자 등성이 길을 달린다.

옆 창밖을 보면 낭떠러지요

앞 창을 보면 그대로 바다를 향해 직진하는 버스.

너무도 조용한 버스에서 우리 자매는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이를 악물고 소리도 제대로 못지르고 버스 바닥만 쳐다보며 제발 무사히를 비는데 공포가 엄습한다.

 

그렇게 경치고 뭐고 인내의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 절만이상이 내린다.

여기가 어딜까?

정신을 차려야하는데 멀미와 공포로 감을 못잡겠다.

표지판이라도 보려고 애를 써봐도 바다로 뛰어드는 버스안이라는것만 상기될뿐

기사들이 정류장을 외쳐준다는데 다 헛소문.

난 대체 어디서 이런 잘못된 정보만 듣고 온걸까

앞자리의 부모님과 동생들은 과연 괜찮을까?

기사한테 좀 물어보라고 앞자리 동생을 쿡쿡찔러도 뭔가 반응이 않좋다.

화도 났지만

도저히 일어서서 기사한테까지 갈 용기가 않난다. 자리보전.

또 버스가 조용히 멈춘다.

스폰다 역이냐고 소리지르듯이 물으니까 씨

내렷..

정신없이 내리고 짐을 빼니 버스는 슝가버리는데 엄마는 뭐 이런 구석진 곳에 내리느냐고 한숨이시다.

엄마 모자는?

소렌토에서도 모자가 없어서 내걸 씌워드렸는데  이미 모자 두개가 사라졌다.

아빠도 이렇게 험하고 보잘것 없는 곳에 왔냐면서 표정이 않좋으시다.

가족 모두 곡예버스를 타고 오니 정신들이 모두 멀리 떠나간듯한 표정들이다.

짐을 끌고 사보이아 호텔을 찾아 내리막길을 내려오는데 왼편엔 바다가 멋지게 펼쳐지고 햇볕은 따갑다.

사실 가까운 거리인데 멀게 느껴지는 이 상태.. 그래 지금 피곤해서 그럴거야,, 이해하자

그렇게 호텔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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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의 시간이 흐른후에 벌써 작년이 되어버린 이 여행

다시는 그 닭장기차, 그러니까 소렌토행 사철을 다시는 타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그 사진을 들여다보니

흔들리고 왁자지껄했던 그 기차가 다시 타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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