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3부모님과스페인

그라나다

호이짜0 2013. 11. 27. 16:35

9.21(토)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그라나다로~

 

아침 일찍 숙소를 나와 바르셀로나 공항  1 터미널에서 동생들과 잠시 이별을 한다.

이국에서의 짧은 이별이 이렇구나.

앞으론 여행 시작은 달리 해도 끝날때 같이 해야 할거 같다.

수속을 마치고  터미널 지하로 내려가는데 마음이 좋지 않다.. 조카 표현에 의하면 둘모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난 앞으로 남은 여행일정으로 긴장을 풀 수가 없었나보다. 감정 이탈 상태.

 

그렇게 남은 가족은 그라나다 행 뷔엘링 항공 제일 뒷자리에 흩어져 앉았다.

 

오후 1시가 넘은 시간. 그라나다 주변이 보인다. 이제 곧 착륙

 

이미 점심 시간이 지나버린 시간

그 작은 공항에 왜 이리 짐은 않나오는지.. 작은 창구에서 그라나다 지도를 나눠줘서 공항버스 내리는 곳을 물어보기도 하고

아빠가 관심있어하시는  살로브레냐라는 아름다운 해변에 대해서도 물어본다.. 버스로 2시간 걸린다는데 일정상 힘들것 같다.

 

여행 일정을 짤때부터 그라나다를 넣을지 말지 무지 고심했는데 않가본곳들이 떨어져 나가고 결국 그라나다가 일정에 잡혔다.

참 신기하다.

물건을 놓고 오면 다시 찾는다는데 이곳이 딱 들어맞지 않는가.

지난번에 묵었던 몬테 카를로 호텔이 옆집이니 한번 들러볼까? 할 정도로 시간이 지났어도 모든길들이 선명하게 머릿속에 남앙있어서

마치 옛고향을 찾아가는 것처럼 편안했다.

 

공항버스 기사님은 참으로 유쾌했다. 쉬지않고 옆자리 손님과 얘기를 유쾌하게 나누는데 운전은 제대로 하는지 걱정이 되었다.

안내방송과 함께 중간중간 쉬어주는데 기사 좌석 뒷쪽에  정류장 번호와 함께 주요 호텔, 관광지들이 나열되어 있어서 초행자도 내릴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우린 다섯번째 정류장에서 내리는데 낯설지 않은 이름의 광장이었다.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보다 두번째로  찾아온 것이 새삼 신기한 이곳 그라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곳의 기억이 선명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버스에서 내린 소감은

너무 길들이 좁아보여서 놀랐고, 여러번 돌아다녔던 뒷골목이 너무 어두워보여서 발길이 쏠리지 않았다.

주말이라서 그런가? 뭔가 맥이 빠진것같은 이 곳의 인상에 움찔했는데,,,, 바로 이생각은 깨졌지만 버스에서 내린 인상은 그랬다.

 

 대리석 보도블럭에서 따뜻한 기운이 올라오는 조용하고 쾌적한 이 곳이 첫 눈에 맘에 들어버린  엄마.

 

숙소에 짐을 풀고 점심을 먹고난 후 호텔 옥상에서 전망을 바라보며 쉬기로 한다.

 

 

 

그라나다 저녁풍경

 

 

           

카르멘 호텔에서 나와 천천히 걸어가보니 예전에 관광 안내소가 있었고 데모가 한창이었던  이 광장.

따뜻한 가을 밤에 아름다운 광장에서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

 거의 장 노년층들이었는데 경쾌한 음악에 맞춰서 왕년의 솜씨들을 뽐내는 모습들이

예사롭지 않았다.

이들에겐 특별한 날이 아니고 자연스러운 일상인가 보다.

앉아있는 사람들도 많지만 할머니 혼자서 아님 둘이서도 다른사람 신경쓰지 않고 즐겁게 음악을 타고 스텝을 밟는다.

울려퍼지는 음악도 흥겨운 사람들의 모습도 그냥 좋았는데

 끝날때쯤 한쌍의 신랑신부가 등장해서 우아한 춤과함께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박수 갈채속에 떠나는데

혹시 이들이

배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멋진 커플이었다.

 

 

광장에서의 멋진 풍경에 함께 들떠서

갓 튀겨낸 츄러스와 핫초코를 먹으며

인파에 이끌려간 곳이 대성당.

 

쏟아지는 저녁 불빛속의

미사는 이미 끝나가고 있었고

아쉬움을 동전을 넣으면 켜지는 촛불로 대신했다.

 

이 모든것이 달콤하고 따뜻한 츄러스의 초콜렛처럼  우리 마음에 녹아드는 

그라나다의 가을밤이었다.

 

 다음날 오후.

알람브라 궁에서 택시로 내려준 곳이

대성당 앞이다.  복작대던 한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으로 갈증을 달랜 후 성당 골목으로 들어가본다.

 

여행의 막바지이에서  제대로된 미사에 참석하시고 싶은 미련을 못버리시는 엄마. 찾아봐도 이시간에 미사는 없어 보인다.

아쉬움에 햇볕에 달궈진 따뜻한 대리석 계단에 앉아 길거리 기타 연주자의 음악을 들었다.

계단 옆을 보니 문닫힌 상가의 쇼윈도엔 옛날 풍경을 묘사한 그림들이 걸려있는데 눈에 익은  그라나다의 마지막 이슬람 왕조였던

보압딜 왕이 이사벨라 여왕  일행에게 열쇠를 넘기는 장면의 그림이 걸려있다.

가격표가 눈에 띄는데 쉽지않은 가격이지만  열려있다면 들어가 보고 싶을만큼 그 그림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