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데츠키 행진곡
요제프 로드 , 창비
여행을 떠나기 전 그 나라와 관련된 책을 찾아 읽으려고 한다.
매일 38도 39도를 넘나드는 이 염천 여름, 오늘도 역시 11일째 서울은 열대야를 기록하는 이 혹서기를 탈출하는 소극적인 방법으로 동네 도서관을 찾아
작은 서가를 돌다가 라데츠기 행진곡이라는 은박의 글씨체의 책이 반짝 눈에 띄었다.
라체츠키 행진곡은 매년 연초마다 챙겨보는 비엔나 신년 음악회에서 필수로 등장하는 흥겨운 행진곡으로 근엄하고 숨막히게 미동도 없이 연주회를 바라보던 사람들도 연주회 끝무렵에 이 곡만 나오면 다함게 손뼉을 치며 청중 본인들도 숨막힘에서 벗어나며 즐거워 하는 모습이 머나먼 이국에서 화면으로 보는 나에게까지 전달되어 기억하게 된 행진곡이다.
오스트리아의 영토였던 북부 이탈리아 땅을 지켜낸 라데츠키 장군을 기억하며 요한 스트라우스가 작곡했다는 역사적인 배경도 이곡에 대한 궁금증을 찾다가 발견한 상식이다.
오스트리아 여행을 준비하면서 그 나라의 문학 서적을 찾아봤지만 상식적으로도 그 나라 출신의 작가는 기억나는 사람이 없었고 너무 딱딱한 느낌의 정신 분석학자 프로이드만 기억날 뿐이었다.
대신 오스트리아는 많은 미술가들과 미술품들이 있는 곳이어서 미리 책으로 공부해 가야할지 서성이다가 발견한 라데츠키 행진곡을 꺼내들면서도 과연 행진곡으로 어떤 소설을 그려냈을지 궁금증과 조바심이 들었다.
오스트리아에 아직 황제가 존재하던 제국주의 시절부터 시작하여 그 위 몇대 몇대들은 헝가리나 보헤미아 지역의 시골농부였다는 간략한 배경이 아직 가보지 못한 동 유럽의 전원적인 모습을 그려보며 책속으로 빠져들었다.
한 가문이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왕조의 마지막 끝무렵과 같이 섞여서 사라지는 담담하면서도 쓸쓸한 분위기의 책이었다.
군인. 왕, 가문, 명예,,이런 단어들로 대변되는 몰락하는 제국시대와 남자들의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