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이윤기 옮김
주식회사 열린책들.
30여년 전에 읽은 이 책 을 다시 찾아 읽는다.
중간중간 그 무거움을 이기지 못해 책을 던져놓는다. 그만 읽어야지 했다가도 다시 잡는다.
통쾌하기만 했던것 같은데 다시 읽자니 그 묵직함에 쉽사리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중간중간 조르바의 직설직이고 거칠기만 한 여성관은 좀 거북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뒤로 갈 수록 내용은 술술 읽혀졌다.
그러다가 한 수도승이 수도원에 불을 지르고 뛰쳐나와 조르바에게 왔고 이를 기쁘게 맞아주는 장면과
그 수도승의 죽음을 수도사들은이 기적으로 여기는 장면에선 통쾌한 해학이 느껴졌다.
공들이던 케이블카 작업의 실패와 이를 축복하러 온 그 수도승들이 혼비백산해서 도망쳐버리고 허탈하게 모든것을 잃어버린 두사람만 남는장면에선
왜 이 작가가 그리스 정교회에서 파문당했는지 어렴풋한 실마리가 느껴진다.
남자답게 헤어지는 이 두사람
작가는 해외를 떠돌고 조르바도 여기저기 이국을 떠돌며 가끔 소식을 주고받는다.
책만 읽어대서 대체 어디에 쓰려고 질책하는 조르바. 그를 닮기 위해 춤을 배우는 작가.
그리고 염소처럼 책을 갈망한다고 책에서 구원을 찾겠다는 작가, 그리고 읽다가 읽다가 지치면 무언가 뱉어내겠지.
437p- "두목 여기에서 사업할 기회는 없소, 이곳 수도승들은 벼룩의 간도 빼먹을 놈들입니다. 그러니 떠나야지"- 아토스 산에서온 조르바의 편지 한대목으로
실제로 작가도 대학생 시절, 아토스 산의 수도원을 돌면서 신의 실체에 대해 천국에 대해 수도사들과 많은 토론을 하고 그들의 기도와 갈망에 대한 허구성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이 대목을 읽자니 얼마전 읽던 하루키의 아토스 수도원기행기에 묘사되었던 수도사들의 모습이 스쳐간다.
조르바의 행적을 이어붙이기를 하지 않을 수 없어 글로 쓰게된 작가.
여전히 책을 덮은 후에도 들리는 조르바의 악기 산투르 연주소리
책의 뒤편에 있는 이윤기번역자의 첨본이 더 흥미로웠다.
불가리아에 살고있다는 조르바의 딸
니코스의 나무십자가 묘지
그리고 작가의 아버지의 고향인 미르티아 마을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