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선지음, 뜨인돌
75p 아마도 이런 상념들이 그의 마음속에서 충돌을 일으키지 않았을까 싶다. 본질적으로 행복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자기 자신을 만나는 일처럼 괴로운 일은 없으니까 말이다.
78p 피츠제럴드가 예전에 이야기한 "남과 다른 무언가를 전달하고 싶으면 남과 다른 언어로 말하라"는 문구로 저 자신을 지탱해 가며 썼지만, 그것은 전혀 쉬운일이 아니었습니다.
159p 하루키 씨는 어떤 문장을 좋은 문장이락 생각하십니가?
으음, 다른 모든 사람들과 차별화되면서도 모든 사람들이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리한 리듬이 있고, 친절함이 깊이 녹아 있으며, 유며감각도 잇고, 반듯한 의지를 느낄 수 있는 문장, 쉽게 말하면 심플하고 읽기 쉬운 문장이죠.
나는 읽기 쉬운 문장이야말로 정말 좋은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화려한 미사여구보다는 단순하고 알기 쉬운 단어를 사용해서 재미있는 글을 만들어 내는 것이 좋은 글의 기본이자 '친절한 글쓰기'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가의 의무는 독자들에게 으스대며 잘난 척을 하거나 담당 편집자들을 괴롭히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심플하고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는 데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단순하기만 하면 재미 없습니다, 소설적인 기교가 필요하고 그때 '문체의 마술', 즉 작가 고유의 리듬이 등장해 줘야 합니다.
되도록이면 긴 문장보다는 짧은 문장을 택하는 게 맞긴 해요. 긴 문장을 굳이 써야 한다면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고도의 테크닉이 필요하니까, 그런데 짧아도 충분히 의미가 통하는 문장을 일부러 길게 만들어서 멋을 부리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더군요,
아마 자신감이 없어서 그런는 거 아닐까요?
사실 되도록이면 단순하고 알기 쉬운 문장으로 깊고 복잡한 소재에 대해 쓰면 가장 재매있는 글이 된답니다. 달리 말하면 어렵게 맛있는 소재를 찾아내서 평범하게 쓰는 것보다 평범한 소재를 찾아서 맛깔스럽게 쓰는 편이 저는 더 좋아요. 내용 면에서도 비정상적인 사람들에게 비정상적인 일이 벌어지는 것이나 정상적인 사람들에게 정상적인 일이 일어나는 스토리가 아닌 '정상적인 사람들에게 비정상적인 일이 벌어지는' 스토리가 더 좋구요.
글쓰기에서 스승은 없었습니다, 혼자서 생각하고 혼자서 글을 썼죠.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되어 버리는 것, 그것이 소설을 읽는 옳은 방법이에요.
사는것의 의미요? 나도 모르죠, 하지만 사는 동안에는 되도록이면 제대로 반듯하게 살자, 그 정도만 생각하고 산답니다.
181p 하루키는 그래서인지 소설을 한번 써 보고 싶다는 사람들에게는 써 보라고 흔쾌히 말한다,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풍부한 인생 경험이나 화려한 어록노트 따위는 별로 필요없고 일단 무조건 많은 책들을 다양하게 읽으면 된다고 말한다, 또 그것이 가장 효과적인 '준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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