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note

이호철 작가

호이짜0 2013. 5. 1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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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이라 말하고 싶네요. 정직하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정직해야겠다고 몸에 힘을 주는 것도 문제가 있어요. 잘나가기 위해 정직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때는 이미 마음가짐 자체가 틀린 거예요. 그러니 진솔하게 정직하기가 힘들죠.

진솔하고 소박하게, 목이나 어깨에 힘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정직해야 합니다. 그게 제일 중요해요. 글을 보면 알아요. 잘난 척하고 폼 잡으려고 쓴 글은 다 보이거든요. 그러면 오래 못 가요. 욕심이 없어야 머리 끝, 발 끝, 손톱 끝까지 온몸으로부터 좋은 게 나오는 법이죠. 그런 자세로 썼을 때 나오는 것이 좋은 문학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기가 참 힘들죠.

 

 
 

 

어떤 소설이든 작가의 내면이 반영될 수밖에 없어요. 결국 작가는 자신의 삶을 다루는 겁니다. 과학, 철학보다 더 삶과 밀착되어 있고 깊은 지혜와 슬기를 볼 수 있는 것이 문학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모든 작가는 그 사람이 살아낸 만큼의 글만 쓸 수 있는 거예요. 실제로 소설이라는 것이 별것이겠습니까? 사람 사는 이야기가 바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제 경우를 보면 [탈향]에서는 고향을 벗어난 이야기를 썼는데 [남녘사람 북녘사람]을 보면 점점 귀향에 가까워지고 있어요. 그 사이 세월이 많이 흐르기도 했고요. 분단에서 통일까지의 여정을 그린 것이나 다름없죠. 그러니 제 문학을 한 마디로 이야기한다면, 분단에서 통일로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남북관계가 있는 한 저에게는 계속 쓸거리가 있는 거예요. 작가로서는 참 감사한 일이죠. 남은 생도 남북관계와 귀향에 관한 이야기를 쓸 거예요. ‘탈향’에서 ‘귀향’까지. 이것이 바로 제 삶이고, 저의 문학입니다.

 

 

자유를 귀하게 여기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아무렇게나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게 자유가 아니거든요. 문학도 그래요. 품격을 생각해야 하고 문학으로 그 시대에 맞는 보람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문학을 하려는 청년들이 그런 부분에서 책임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체험 없이 상상으로만 접근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시도는 걱정돼요. 과학적인 접근과 논리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좀 섭섭하거든요. 아프고 열의가 있는 것, 그런 게 문학이죠.

그리고 대충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죽어서라도 자기 삶의 자국이 품격 있게 남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어떤 길로 가야 할지 매 순간 고민해야 하고요. 제가 독일에 가서 느낀 것이 하나 있는데 그곳에서는 품팔이를 하는 사람들도 수준이 있더군요. 인생을 함부로 생각하지 않아요. 그게 중요한 겁니다. 일본도 민족 수준이 높습니다. 그 사람들은 책을 엄청 많이 읽어요. 우리보다 수준 있는 책을 많이 읽으니 전체적인 민족 수준이 한 수 위예요. 책 읽는 양에 따라 그 나라의 수준이 판가름 나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건 정말 중요한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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