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2부모님과러시아

환 바이칼 열차.바이칼 호수- 러시아 바이칼 여행

호이짜0 2012. 9. 3. 17:49

 

7.22일  

벌써 여행 삼일째이다, 오늘은 이번 여행의 메인인 바이칼 열차를 타는 날.

 

계속 비가 내린다.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 날,

모닝콜이 6시쯤 있었나? 7시 20분에 버스에 탑승해야한다는데..

조카는 정말 미동도 없이 잔다.

일어나라고 하니까 깜찍하게도 빤짝 눈을 뜬다.

7시에 식당 오픈 한다고 하더니, 실은 더 일찍 문을 열고 현지인들은 다 식사를 했다는데, 이 호텔(메리어트) 왜 이러냐?

오늘 기차에서 먹을 간식얘기를 하도 들어서 컵라면에 과자, 어제 산 멜론까지 다 깍아서 담아서 챙겨가느라 더 분주하다.

이렇게 군것질거리 챙겨가는 해외여행이라,, 흠 ~ 생각해 봐야할 일

그러나 조카들이 있으니 어쩔수 없지.

 

버스를 타고 달려서  10분정도 배를 타고 건너서 기차를 탄다.

아무런 준비없이 탄  이 배는 어찌나 춥던지, 객실안은 이미 만원이고 밖으로 나온 우린 서늘한 추위에 정말 소스라치게 놀랐다.

모자, 머플러 등등 동원할 수 있는걸 모두 꺼내 칭칭 두르고 주변 경치를 잠깐 보려하자 선착장에 도착.

 

 

바이칼 호수는 1996년 세계 자연유산에 지정된 곳이다.

 

환 바이칼 열차는 이미 도착해 있었는데 떠날 생각도 없이 한가하게 서 있다.

미리 열차에 올라가서 우리 좌석 확인했는데, 열차가 1시간정도 늦게 출발한다고 해서 우린 다시 밖에 나가서 주변경치 보며 한가한 시간을 보낸다.

 

냉 난방시설이 없다는 자연친화적인 열차. 일주일에 네번 운행한다는데,,만약 겨울에 탄다면? 모피코트입고 타야할 듯..

더 빠른 열차도 있지만 이 환 바이칼 열차는 관광용으로 그렇게 천천히 달리나보다.

기차 출발하려면 아직 멀었다.

 

 

 

 

 

 

 7/22 10;55분에 찍힌 사진.

이렇게 달리는 기차의 왼쪽으론 호수가 오른쪽엔 산악지대가 이어진다. 아무리 봐도 질리지않고 시원한 풍경만...

 

 

 

그렇게   달려서 기차는 메인 정차역인 빨라빈느 역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수영도 한다고 하던데 이날은 도저히 힘든상황이고 우린 물에 발을 적시고( 그 차가움이 통증처럼 올라온단다;;)

물 수제비 뜨고 ,이 차가운 물에 들어간 용감한 사람들 구경하고,, 나름 즐거웠다.

철길 건너 마을 구경에 나섰는데 빗속에서 발견한 동네 음식점에서 와플을 파는걸 발견, 그러나 이미 파장으로 와플이 다 팔렸다며 그냥 하나를 주신다.

쫄깃한게 맛있네( 기차에 소지품을 다 두고나와서 지갑가지러 태현이는 빗속을 달리고 ^^)

 

 

 

 

 

 

 

 

들은 얘기;  배를 타고 가다 사고가 나서 실종된 사람을 아무리 수색해도 발견되지 않았는데, 이 바이칼 물에는

그런 유기물을 분해시키는 뭔가가 있다고,, 그래서 이 물이 이렇게 깨끗하게 유지 된다는데,, 좀 무섭기도 하고, 믿기지도 않고 그렇다 ^

 

 

기차는 서서 우릴 바라보고, 우린 기차를 바라보고, 우산으로 후둑둑 떨어지는 빗소리는 시원한 풍경과 함께 각인되고..

저기 보이는 텐트는 노점상아주머니의 물건 창고다. 기차가 서면 한짐 꾸려나와서 철길앞에서 좌판을 벌인다.

 

 

 

 

 중간 중간에 내려 철길을 걷기도 하고( 철길에서 이렇게 놀아본 기억은 거의 없다) , 호수도 바라보고

울산에서 온 클로바 오빠로부터 행운의 네잎 클로바를 받기도 하고, 아름다운 시간이다.

 

12시 49분에 찍힌 사진

사실 기차는 생각보다 늦게 출발한데다, 어느 역은 예상보다 빨리 출발하고 어느역은 한시간을 추가로 더 쉬기도 하고 정말 운전사 맘대로인 기차.

그래도 지나놓고 나니 그렇게 여유로울 수가 없는 그냥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오후 5시 38분.

비는 그칠 생각이 없는 듯 

 

 

열차 안 풍경 ; 하염없이 먹고, 자고 , 웃고 , 떠들고, 풍경보고..

안내원이 뜨거운 물은 계속 통에 담아 놓는다. 이곳 사람들은 어찌나 많이 먹는지 그저 놀라울 뿐, 각설탕을 통째로 놓고 먹질 않나, 컵라면을 쉬지않고 먹질 않나

정말 대단하다,

원래 우린 1등석을 예약했다는데 뭐가 잘못되어 2등석을 타게 되어 현지인들과 섞여 타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좀 붐비긴했는데 이곳분들도 워낙 조용하고  먹는걸 즐기는것 같다.

중간에 화장실을 가는데 완전 취한 러시아 남자, 흰셔츠를 거의 풀어 제끼고 지나는 여자한테 심하게 다가간다-설마 아는 사람이겠지? 모르는 여자한테 저정도로 하진 않을꺼야 ... 하지만 그래도 심하다.

우리 한테 까지 뭐라뭐라  하면서 휘청대서 긴장했다. 애들끼리만 화장실 보냈다간 큰일날거 같아, 다 따라다니느라 더 바쁘고 ^^

1등석인지 아무튼 우리 옆칸의 기차는 중국인 단체들이 타서 그 시끄러움이 장난이 아니다. 같은칸 안탄게 천만다행이고, 그 가이드는 아예 마이크를 장착한채 종일 떠들고 다니는데 , 정말 중국인스럽다.

 

은근 지루했지만 그 나른한 느낌이 좋았던 여행.

드디어 마지막 역인  슬루지안카역에 도착- 슬류지안카는 운모"라는 뜻이라고 했던가?

 

역사를 겉에서만 둘러보고 오는데 그곳 온도계에 17도로 표시되어 있다. 그렇게 서늘했구나.

  

오후 6시 44분

 

 

이곳 역이 엄청 큰역인듯.. 훈제 오물냄새가 진동을 한다.

온통 오물을 파는 사람들과 딸기등을 그릇에 담아 기차주변을 서성이는 노점상, 그리고 기차를 타는 사람들고  붐비는 역.

 

이제 우린 저 기차를 타고 다시 돌아간다. 거의 8시간 걸려서 도착한 이곳에서  3시간만에 이르쿠츠크역으로 간다.

더 빠른 기차에 이어붙여서 ,왔던 코스가 아니고 진정한 시베리아 횡단열차 코스로 달려간다.

왔던 길이 완만한 호수가의 길이었다면 가는 길은 산악지방과 마을들을 구경할수 있는 또다른 새로운 느낌의 길이었다.

 

 

돌아오는 풍경들 ;

이 기차는 거의 논스탑이었는데 중간중간 우리 기차를 발견하고 정거장으로 달리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러나 우리 기차는 매정하게 지나친다.

그리고 기차안은  다들 피곤에 지쳐서 힘들어한다. 저녁인데도 날은 아직도 밝구나.

쿨쿨 자는 사람들도 있지만, 풍경 하나하나가 아쉬워서 잠들 수 없다.

 

민서의 영어선생님 놀이, 정말 재미 있었다. 자~ 이제 학교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요?

뒤에 공항에서 돌아갈땐 애플에 대해 얘기해 볼까요? 자 따라해요,, 난 애플은 모르는데? 아 선생님이 모른다고? 학생이 샘한테 스펠링을 가르켜주고,,, 정말 정말 유쾌한 녀석.

 

종일 기차를 타는 것도 쉽지 않다. 다음에  또 타라면?^^ 글쎄,, 저녁 않먹고 바로  호텔로 간다면 괜찮을 듯. 차라리.

울창한 숲과 그 사이에 숨은듯 숨어있는 나무로 된 가옥들,, 빗속에 아무렇지 않게 널려있는 빨래들. 마당의 무성한 풀들..

무뚝뚝하고 잔신경 않쓰는 러시아다운 분위기가 이런건가보다.

기차엔 앞뒤에 티비 모니터가 있는데 계속 사랑스러운 바이칼 물범의 모습과 , 자연풍경등을 보여주고 급기야는 격정적인 러시아 음악까지 나오고

어느덧 지글지글 화면도 끊긴다.

 

저녁 10시가 넘어서 도착한 식당, 중식당 천산이라는 곳이었는데, 앞서 들어간 일행들이 뒤돌아 나와서 어리둥절했는데 알고보니 

식당이 아니고 단란주점 분위기라서 놀라서 나왔던 것이다.

대머리의 건장한 웨이터 아저씨의 분위기가 더욱 그래 보였다.  이시간에 식당을  예약하기도 힘들고 이시간이면 거의 이런 분위기인가보다.

이런 밤시간에 이런 무거운 음식들,,, 그림의 떡이라고 할까? 객관적으론 맛있는 음식이었지만 거의 손의 대지못하고 시끄럽게만 하고 나옴;;

다음 날 , 심하게 부은 얼굴로 종일 힘들었음.